서비스 산업 전망

1. 서비스업의 현황

2008년 4분기 실질(계절조정 기준) 국내총생산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국내총생산에서 약 47.8%를 차지하고 있다(제조업 비중은 약 29%). 서비스업 내에서 가장 높은 생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으로 22.8%를 기록하고 있다.

뒤를 이어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6.9%), 운수창고 및 통신업(15.7%), 금융보험업(15.4%)의 순으로 높은 생산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성장률로 보면 2008년 동안 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2.3% 성장하였는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건설업(-2.0%)을 제외하고는 여러 산업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2008년 동안 전기가스수도업은 4.9%, 농림어업은 3.5%, 제조업은 3.3%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서비스업 내에서는 운수창고 및 통신업이 2008년 한 해 동안 전년대비 3.1% 성장하여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고 그 다음이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2.7%), 금융보험업(2.4%),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1%) 순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부분의 서비스업종이 2008년의 경기침체로 2007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되었는데 특히 금융보험업의 경우 2007년에는 10.3%의 고성장을 보였으나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2008년에는 그 성장세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분기별로 보면 서비스업의 경우 2008년 3/4분기까지 일부 업종에서 단기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4/4분기 들어 대부분의 업종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08년의 경기침체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성장률이 둔화하였으며 제조업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두 업종 간의 성장률 격차도 다소 완화되었다.

하지만 성장률 시계열을 확장하여 살펴보면 그동안 서비스업에서의 상대적 성장부진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90-’99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제조업은 7.6%, 서비스업은 6.0%였다. 하지만 2000년 이후 ’00-’08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제조업은 7.6%로 이전 십년 평균 성장률은 유지한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4.1%로 하락하였다.

결국 제조업과는 달리 ’90-’99년에 비해 2000년 이후 서비스업의 성장률은 상당한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한편 국내총생산을 보면 ’90-’99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6.3%였으나 2000년 이후 ’00-’08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2.5%로 크게 둔화되었다. 이 같은 성장률 둔화에는 서비스업에서의 성장부진이 큰 몫을 차지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2. 서비스업의 전망 및 정책적 과제

여러 연구기관들의 경제 전망을 고려해 볼 때 향후 서비스업의 전망도(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밝다고 할 수 없다. 향후 1∼2년간은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며 따라서 서비스업의 성장도 극히 저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향후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제조업 및 기타 산업에서 실직 또는 퇴직한 인력들이 ‘생계형 자영업자’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서비스업종으로 이동하여 이들 부문의 생산성 및 수익성 저하 등을 야기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기반(knowledge-intensive) 서비스업의 비중이 낮다. OECD 계산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우리나라의 통신, 금융보험, 사업서비스 등 지식기반 서비스부문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총부가가치 대비 16.3%이다.

이는 프랑스 20.5%, 영국 24.0%, 미국 24.3% 등 서비스산업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상황이고 OECD 평균인 20.6%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도소매, 음식숙박업에서 고용하고 있는 인력이 전체 서비스업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다.

OECD 통계를 분석해보면 2007년 기준 도소매(whole and retail trade), 숙박 및 식당업(Hotels and restaurants)에서 고용하는 인력이 전체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36.6%인데 비해, 영국 24.7%, 스웨덴 20.3% 등 다수 OECD 국가들은 30% 이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만(폴란드, 터키 등) 30%를 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의 부문으로 추가적인 인력유입은 전체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향후 경기침체의 지속과 생산성 저하의 가능성 등은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경기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서비스업에서는 이미 상대적인 투자부진을 경험하고 있다.

경제활동별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을 살펴보면 1990년대(’90-’99년) 서비스업의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은 연평균 8.46%를 기록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 하락하여 ’00-’06년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은 3.24%에 그쳤다.

경제 전체 고정자본형성(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의 경우 ’90-’99년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은 6.25%이었으며 ’00-’06년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은 4.38%로 하락하였다.

1990년대 서비스업의 연평균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은 경제 전체 고정자본형성 증가율보다 높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제 전체 증가율보다 낮아졌다.

반면에 제조업의 경우 1990년대 연평균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은 4.65%였지만 2000년대 들어 ’00-’06년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은 10.08%까지 증가하였다.

즉 제조업의 경우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1990년대는 경제 전체 고정자본형성 증가율보다는 낮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제 전체 증가율보다 크게 상회하여 서비스업과는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향후 경기침체로 더욱 심화되거나 최소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등에서 이탈한 인력이 서비스업으로 추가로 유입된다면 서비스부문의 상대적 노동비용을 더욱 낮게 만들어 투자부진의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즉 서비스부문에서노동에 비해 자본의 비용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만들어 투자부진을 악화시키거나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비스부문의 자본축적의 정도가 아직은 미약하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투자부진이 악화 또는 지속된다면 서비스업의 성장동력화라는 정책적 목표에 상당한 장애가 될 것이다.

최근의 극심한 경기침체의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향후 경기회복기에 서비스업의 도약을 위해 준비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서비스업의 영세성 극복이다. 영세성은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핵심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서비스업체의 규모가 영세할 경우 대규모 투자도 하기 어렵고 인력의 조직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할 수 없다.

종사자 규모별 사업체수에 있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비교해보면 2007년말 현재 종사자 수가 1∼4명인 사업체의 비중이 제조업은 62.5%인데 비해 서비스업은 86.5%에 이른다. 반면 5인 이상으로 종사자 수가 늘어나면 제조업의 사업체 비중이 서비스업의 비중을 압도하게 된다.

즉 서비스업 사업체의 절대 다수가 서너명의 종사자로 운영되는 영세업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고용에 있어서는 제조업의 경우 종사자수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체 규모는 20-49명 규모가 18%, 그 다음이 100-299명 규모가 14%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종사자수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체 규모는 1-4명 규모 사업체가 37.2%, 5-9명 규모가 12.2%의 순으로 높은 종사자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조직형태 별 사업체수를 비교해 보아도 제조업의 경우 개인사업체 형태의 사업체 비중이 79.4%인데 비해 서비스업에서는 개인사업체 형태의 사업체 비중이 86.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회사법인 형태의 사업체 비중을 보면 제조업은 20.2%인데 비해 서비스업은 6.9%에 불과하다.

즉 서비스업의 경우 조직화된 사업조직을 가진 사업체수가 제조업에 비해 훨씬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측면에서는 제조업의 경우 회사법인 형태의 사업체에 종사하는 수가 전체 제조업 종사자수의 67.5%에 이르는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회사법인 형태의 사업체에 종사하는 수는 29.6%에 그치고 있다.

즉 서비스업과는 달리 제조업의 경우 회사법인 형태의 사업체가 개인사업체 수보다 적지만 고용에 있어서는 개인사업체보다 훨씬 더 많은 고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서비스업에서는 영세하고 조직화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체 수의 대부분을, 고용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서비스업의 경우 종사자 수 측면에서도 영세하고 사업조직 측면에서도 조직화되지 않은 사업체의 수가 제조업에 비해 훨씬 많으며 이들 사업체가 서비스업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영세성과 전근대적 경영조직으로 인해 서비스업에서 혁신이나 과감한 투자, 고용의 대폭적인 증가가 일어나기 어렵고 자본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결합하여 생산성을 증가시키기도 쉽지 않다.

한편 서비스업의 특성 상 제조업보다는 영세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에서 나타나는 영세성이 국제적으로 어떤 수준인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국가 간 산업의 영세성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적절한 통계는 없으나 자영업자의 비중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가 간 산업의 영세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서비스업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OECD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2007년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31.2%인데 비해 미국 6.5%(2006년), 영국 12.6%(2005년), 덴마크 5.0%(2005년), 네덜란드 13.4%(2006년) 등으로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2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영세한 사업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에서 자영업자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그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서도 영세하지만 국제적 비교를 해보면 다른 나라의 서비스업에 비해서도 그 영세성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맺음말

2008년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모든 산업에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었으며 서비스업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전망을 고려해 볼 때 우리 경제가 단기간 내에 성장세로 돌아 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 상황에서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고도화되지 못한 산업 구조 등을 가진 서비스업의 경우 그 침체의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다. 외부 여건에 따른 성장둔화를 해소하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서비스업 내부의 문제점을 정책적 노력을 통해 제거하고 이를 통해 향후 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필자는 이 같은 과제에 해당하는 것이 ‘서비스업의 영세성 극복’이라고 판단한다. 영세성은 투자에 있어 상당한 걸림돌이 되는 한편 자본과 인력의 조직화를 꾀하기 힘들어 생산성 제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영세하니 혁신적 경영활동을 위한 자원동원이 어렵고 결국에는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누릴 수가 없어 경쟁력을 잃어 가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산업의 대형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쟁촉진 및 각종 규제개선 등의 정책적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자격사’ 등의 각종 규제를 통해 진입제한이 이루어지는 부문이 많다. 이들 부문에서는 대형업체가 생겨날 수 없도록 관련법에서 상당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식기반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작고 경쟁력도 취약한데 이 같은 문제점은 이 부문 사업체들의 영세성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기업의 혁신은 남들과는 차별화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에서 모든 기업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한 연구(Tamura, et al., 2005)에서 전체 기업 중 혁신적 기업의 비중을 ‘혁신밀도(innovative density)’라고 정의하고 국가별·산업별 혁신밀도를 측정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혁신밀도, 즉 서비스업종의 기업들 중 혁신적 기업의 비중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연구에 따르면 서비스업에서의 혁신 활동은 기업 규모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의 경우 혁신밀도에 있어 대형 서비스기업(종업원 250인 또는 이상)과 중형 서비스기업(종업원 50∼249인) 및 소형 서비스기업(종업원 50인 이하) 간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서비스기업의 혁신에 있어서 기업규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규모에 따른 혁신밀도의 차이는 결국 서비스기업의 혁신과 이를 통한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비스기업의 대형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며 우리에게도 정책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